새 화폐 모델로 거론되고 있는 여성인물들의 표준영정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여성계에서 새 화폐모델로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는 신사임당 영정은 16세기 인물인 신사임당에게 18세기 한복을 입혀 놓았으며 유관순영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친일혐의를 받고 있는 작가가 담당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신사임당은 1504년에 탄생, 16세기를 살다간 인물. 그러나 그의 표준영정은 저고리가 허리선까지 내려갔던 조선중기 한복이 아니라 저고리 길이가 짧은 18세기 한복을 입고 있다. 저고리 색도 양반 출신들이 입었던 노란색 등 유색이 아니라 서민들이 입었던 흰색으로 그려진 것도 문제점. 저고리의 깃 모양 역시 임진왜란 이전 유행했던 네모난 모양의 목탄 깃이 아닌 당코 깃으로 돼 있다. 치마허리 말기가 드러나는 것 역시 16세기에는 볼 수 없었던 양식이다.
사임당의 영정은 인물화가로 유명한 이당 김은호 화백의 작품이다. 영정이 시대와 다른 옷을 입게 된 것은 그가 영정을 그렸던 1960년대에는 조선 초·중기 한복을 고증할 수 있는 자료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
복식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여성 의상 중에서 가장 유행에 민감한 것이 저고리인 만큼 역사인물 표준영정이 시대에 맞지 않는 저고리를 입었다면 가장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사임당 영정의 복식 문제는 일부 언론에서 문제점을 제기했을 뿐 영정을 소장하고 있는 강릉 오죽헌이나 영정심의위원회가 있는 문화관광부에서 적극적인 검토를 한 적은 없다.
유관순의 영정은 친일혐의가 논란의 중심. 지난해 천안시가 시비와 도비를 합쳐 1억원을 투입해 장우성 화백과 영정 제작을 계약했지만 민족문제연구소 등에서는 장 화백이 조선총독부가 후원한 반도총후미술전람회 초대작가로 참여하는 등 친일경력이 있다고 문제삼고 있다. 장 화백은 그러나 반도총후미술전람회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천안시가 문화관광부 영정심의위원회에 표준영정 채택 여부를 안건으로 제출했으나 영정위 측은 ‘화가의 친일시비는 위원회 권한 밖의 문제’라며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태.
 [우먼타임스 2004.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