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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만을 위해 발행된 화폐
*** 군표를 아시나요? ***

군대생활을 경험한 사람 중에서 훈련소 시절 쿠폰이라는 것을 사용하지 않았던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쿠폰은 일반사회에서 사용하던 돈만큼 군대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일종의 증서 같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화폐발행은 해당국가의 중앙은행에서 시장경제상황과 화폐정책적 차원에서 시행하게된다. 여러분 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화폐가 이처럼 발행된 화폐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와는 다른 형태의 화폐가 군표라는 것이다.
영어표기로는 Military currency로 표기되어 있는데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군인들을 위한 화폐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군표는 군대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경제활동에서 사용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군표가 최초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료나 정설은 없으나 1877년 일본 명치 10년에 사이고(西鄕)이라는 사람이 西南전쟁때 사용한 서향찰(西鄕札 : 10원부터 10전까지 6종류)이 최초의 군표로 알려져 있다.

군표가 만들어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째 이유로서 주둔하고 있는 국가에서 필요한 군수물자를 조달하고 군 관계자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의 경제적인 지불수단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1890년대와 1900년대를 전후하여 세계열강들이 약소국의 강점을 놓고 힘겨루기와 패권주의가 한창일 때 군표는 일본에서 세계최초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일본, 미국,프랑스,독일,소련 등이 세계 곳곳에 주둔하면서 군표를 주둔국에서 발행하여 다량으로 사용하였다.
군표발행의 두 번째 이유는 경제적 안정을 들 수 있다.
군대를 파병한 본국과 주둔국의 화폐에 차별성을 두어 군운영을 위한 비용 일부를 주둔국 현지에서 해결함으로서 자국(본국)의 경제를 안정시키면서 외국에 주둔하는 군정경비를 충당하게 하는 고도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서라고 할 수 있다.

군표를 가장 많이 발행한 나라는 일본과 미국을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일본은 명치 27년 정부가 공식적으로 군표를 발행하여 청일전쟁때 사용하였으며 이후에도 북으로는 러일전쟁과 남으로는 대동아 전쟁을 거치면서 군표발행은 194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특히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초 미얀마,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로 세력을 확대하면서 군표발행이 최고조에 달해 지금까지 발행된 군표(사진 1)가 104종류에 이를 정도이다.
침략국인 일본도 1945년 패전국이 되면서 군표발행이 중단되었으며, 오히려 미군의 일본주둔으로 미군에 의한 “B"표시 군표가 일본내에서 유통되었다. 이 때 미군이 발행한 군표는 동일한 디자인으로 “A"표시와 ”B"표시(사진 2 )로 발행되어 군인 등의 물품구입이나 급여지급 등에 사용되었다. “A"표시와 ”B"표시 군표는 100원부터 10전까지 모두 7종류가 발행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A”표시 군표가 1945년 9월 9일부터 기존에 사용하던 조선 은행권과 함께 법정통화로 부여 받아 동일하게 사용되다가 1946년 7월 조선은행권만으로도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을 알고 “A"표시 군표는 사용이 중지되었다.
이 무렵 소련에서도 북한과 중국에서 사용할 군표를 제작발행하였다. 1원, 5원, 10원권 등의 군표를 발행하여 북한에서 사용하던 군표에는 한글로 “붉은군대사령부“로 되어있고 중국에서 발행한 군표에는 한자로 ”蘇聯紅軍司令部“(사진 3)로 기재하여 구별시켰다.
이외에도 프랑스는 아프리카와 남태평양 등지에서 군표를 발행하여 사용하였고 독일도 군표(사진 4)를 발행하여 동유럽 등에서 사용하여다.
최근들어 국가간에 대규모 전쟁이 빈발하지 않는 관계로 군표발행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 있으며 가장 최근인 1960년대 말 미군은 월남에 파병된 군인을 위해 군표(사진 5)를 사용하였다. 이 무렵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 후반기 월남에 파병된 군인을 위해 군표를 발행하였으나 발행 수량이 극히 적어 좀처럼 수집가들에게 입수될 기회가 드믄 것이 안타깝다.
다행인 것은 일본은 1942년과 미국은 1970년을 끝으로 군표발행이 없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과거보다는 국가간 전쟁이 크게 없다는 것이 반가운 일이다.